반응형

며칠 전, 지친 발걸음으로 퇴근하던 중 놀이터에서 아이들 뛰노는 소리르 들었다.

 

9시가 다 된 늦은 시간이었는데 동네 초등학생들 3~4명이 추운날 겉옷도 벗어두고 뭐가 그리 재밌는지 뛰놀고 있었다.

 

요즘으로는 참 보기 드문 일이라 발길을 잠시 멈추고 바라보았다.

 

 

요즘 놀이터에 가면 애들끼리 노는 모습보다는 부모가 자녀와 놀아주는 모습이 더 자주보였다.

 

애들끼리 노는 모습은 거의 드물다고나 할까.

 

엄마든 아빠든 부모가 참관하며 아이들이 노는데 애들끼리 노는것이 아닌 부모와 아이가 짝을 지어 노는듯한 모습을 최근은 많이 보았다.

 

아마도 한 자녀, 늦은 결혼과 출산 등이 원인이지 않을까.

 

그러한 거국적인 이야기를 차치하고서 그 모습을 보며 8~90년대가 자녀 키우기에는 더 편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여 말하자면 나는 90년대 초반생으로 지방도시에서 성장하였다.

 

서울보다는 5~10년 정도 옛날 문화에서 성장하였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리운 옛날식 놀이터. 요즘은 우레탄을 다 깔아서 흙바닥도 보기 꽤 어렵다.

90년대 중반, 그러니까 내 기억이 시작될 무렵부터 나와 내 친구들은 동네 형, 누나들이 공동육아 비슷하게 키웠다.

 

물론 나도 나이가 듦에 따라 그 책임(?)을 나눠받아 어린아이들을 함께 돌봐주었다.

 

5살짜리를 6살짜리가 챙기고, 6살짜리를 7살짜리가 챙기고, 7살짜리를 초등학교 1학년이 챙기고..

 

시간약속을 하지 않아도 동네 놀이터에 나가면 항상 그 멤버들은 나와서 삼삼오오 놀고있었고 밥 때가 되면 알아서 귀가했다가 다시 모였으며 누가 다치면 경비아저씨가 약도 발라주시고 그야말로 알아서 크는 부분도 있었다.

 

아마 이 글을 어머니가 보시면 진짜 니가 알아서 큰거같냐며 서운해하실수도 있겠지만 지금 젊은 부부들이 자녀를 키우는 모습에 비하면 어느정도 사회적 공동육아가 가능했던 셈이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까지만 해도 이런 문화가 있었다고 느낀다.

 

정해지지 않은 시간에 동네 놀이터에 나가면 이름도 잘 모르는 친구와 혹은 형 동생과 나이와 학년으로 가벼운 서열정리만 하고 각종 놀이를 하곤 했다.

 

그러다 해가 떨어지면 각자 갈길을 흩어져서 가곤했다.

 

 

그렇게 아이들이 아이들과 크는 문화가 있어서였는지 80~90년대에는 아동 유괴사건도 많았다,

 

항상 어른들께서는 "잘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아라"라는 말을 차조심 하라는 말 만큼이나 많이 하셨고 내가 어느정도 머리가 굵은 중학생이 되어 CCTV가 상당히 대중화된 후에야 유괴사건들은 잠잠해졌다.

 

 

내가 80~90년대에 자녀를 키워보지 않았으니 이 외에도 애로사항이야 나름의 방식으로 있었을 것 이다.

 

그때의 육아난이도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고 이런점에서 옛날에 아이를 키우기 조금 더 편한면도 있었을 것이다 하는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정답 없다. 각각 방식이 장점이 있는 것인데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약간의 공동육아하는 분위기가 있을때 육아를 하는 부모들의 피로감이 덜어지니 출산율 측면에서도 부담이 덜 하지않을까 하는 점이다.

 

다만 지금처럼 빡센 교육열이나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천문학적이면 얘기가 좀 다르겠지.

 

아무리 두면 알아서 큰다지만 알아서 크게 두는 부모는 최근 찾기 힘드니 말이다.

 

 

교육열에 대한 말이 나온김에 첨언하자면 부모들 본인도 학교다닐때 열심히 안했으면.. 자녀를 비싼 학원 보내봐야 돈만 아깝지 비슷하지 않을까..

 

나는 아직 미혼이고 자녀도 없지만 내 자녀가 나와 성격이 닮았다면 학원은 가능한 한 안보내고 예체능이나 기술쪽으로 길을 찾아보게 할 것 같다.

 

꼴에 운좋게 대기업, 금융권 타이틀 달고 직장생활 하고 있지만 체질에 안맞는 일이란 보통 고역이 아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