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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노름판에서 누가 호구인지 모르것으면 니가 호구다 / 부동산 다운계약서 쓸 뻔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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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는 재테크에는 일자무식인 분이다.

평생을 노동소득으로 삶을 일궈오셨다.

최고의 재테크는 전세자금 올려주는거라고 생각하며 살아오신 분이고 모든 부동산 상승을 몸빵치며 버텨오신 분이다.

그렇기에 참으로 존경하는 아버지이지만 재테크에 대해서 조언하시면 요만큼도 곧이 듣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하면 보통 이익을 본다.


한창 현대로템 주가가 최근 오르던 시기였다. 26,000원 언저리부터 10만원가니 절대로 팔지말라신다. 어디서 줏어들었나했더니 유튜브에서 보신 모양이다. 옆에 예쁜 아가씨 하나 앉혀두고 주식 강의하는 무슨선생인가 하는 사람이 그랬다는데 우리 아버지는 완벽하게 시장과 거꾸로 가는 분이기에 28,000원까지 분할하여 모두 매도했다. 물론 주가는 조금 더 오르더니 얼마 못 가 어느정도 다시 내려왔다.

이런 아버지와 있었던 에피소드이다.

때는 부동산 가격이 날로 쳐 오르던 2022년의 어느 때 이다. 아버지가 내게 아주 좋은 기회가 있다며 자리에 앉아보라고 하셨다.

내용은 지금보면 그야말로 기가막힌데, 친한 사람 중 부동산을 아주 잘 아는 사람이 있는데(여기까지 듣고 난 이미 내 마음을 굳혔었다. 무슨 소리를 해도 안 듣겠다고) 좋은 부동산 물건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절세를 목적으로 다운계약서로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아파트를 팔겠다는 것 이다. 그러면서 무슨무슨 호재가 있니 한참 말씀하시는데 그 아파트를 나보고 사라고 하시는 것 이다.




이를테면 신도시의 7억정도의 아파트를 5억에 도장을 찍고 1억을 따로 현금으로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금액은 정확치 않다. 대략 모양새가 이렇다는 것 이다.

세상 천지 듣도보도 못한 거래법이었다.

나는 딱 잘라 아버지께 말했다.

"아버지, 판에서 호구가 누군지 모르면 내가 호구래요. 이거 안하는게 낫겠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못내 아쉬워 하셨지만 나는 아버지의 부동산 보는 안목도, 사람 보는 안목도 믿지 않기 때문에 모두 잊어버렸다.

나 같은 아들놈 그래도 믿어주시는 거 보면 사람 보는 안목은 대충 알만하다.

나 또한 부동산을 잘 모른다. 공부한다고 하지만 영 젬병이다. 그래서 더더욱 남의 말을 듣고 거래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부동산은 다들 아시다시피 ㅎㅎ

투자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남의 말에 쉽게 혹한다.

스스로 결정할 용기와 스스로 생각하고자 하는 지성이 없으니 자꾸 남의 말에 의지하게 되는 것 이다.

그놈이 책임지지도 않을 것이고 모든 투자의 책임이 본인에게 있음에도 말이다.

가급적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투자하라.

당장 소화하기 편하다고 이유식만 먹고 살 것인가. 편안함에 익숙해지면 영원히 고기를 못 뜯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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